" 내 아내의 모든 것"......"내 삶의 모든것"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저에게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리고 자신 스스로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소심하고, 찌질한 남편과 한시도 쉬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아내
그리고 사랑을 느끼지 못하면서 많은 여자와 관계를 맺는 카사노바
사랑이 무엇인가? 사랑하는데 필요 한 것은 무엇인가?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표현'에 대한 세가지 모습을 통해서 세가지 물음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표현을 하지 못하는 남편은 자신의 표현하지 못함에 매어서, 아내의 거침없는 표현에
대해서만 생각을 합니다. 아내의 문제에만 매어서 결국 자신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남자는 결국엔 자신의 깊은 곳에 있는 처음의 아내의 대한 사랑을 발견합니다.
결국 사랑이란 조건으로 채워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족이란 조건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 사람 본연의 그 자체보다는 그사람의 행동, 습관, 외형을 나타내는
모든것에 따라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사랑이란 내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상대에게 바치며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위 이야기는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쉴 새 없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출(표현)하는 여자는 자신을 쉴 새 없이 확인 하고
싶어 합니다. 내가 무엇을 느끼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알고 싶어 합니다.
내가 지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계속 확인 하고 싶어합니다. 청소기소리, 믹서기 소리
무생명의 소리까지도 느끼고싶어 합니다. '나 지금 여기 있어요, 나를 바라봐 주세요'
하는 사랑의 갈망의 표현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상실과 거절이라는 과거의 고통이 나를 타인에게서 혹은 나 자신에게서
자꾸 확인 하고 싶은 절박함에 살게 한것 같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나는 '나'인 자체로 사랑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타인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확인하지 않아도 그저 나인 자체로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카사노바는 상대방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겠죠, 상대의 과거와 생리적인 습관
하나, 하나 까지도 소상하게 제목의 '모든 것'이란 표현처럼 말입니다.-
타인의 대해서 모든 것을 알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채워줍니다. 그사람 조차도 알지 못하는 본능의 무의식에 깊은 욕구까지도...
카사노바 성기는 타인이 원하는 것을 타인이 원하는 방법대로 혹은 인간 심연의
잠재된 욕구까지도 표현해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타인의 만족을 통해 자신의
빈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에게 그 자신은 없고, 자기가
만족시켜야할 대상만 있는 것입니다. 정복할 대상에 대해 심연의 깊은 곳 까지 알고
있는 것 만큼 자신을 알지는 못합니다. 아니 자신의 깊숙한 곳에 뿌리박힌 상처난
사랑을 보는것이 고통 스럽기 때문에 자신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고통과 직면하지 않기 위해 타인의 고통과 직면하는 것입니다.
저역시 그랬습니다. 나를 보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기에 타인의 문제에만 집착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위로하는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나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영화의 말미에 아내 정인이 카사노바 정인에게 던진 한마디가 이 영화에서
사랑에 대한 해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인: 성기씨가 왜 사랑을 하지 못하는지 알아요 놓아주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이제 뽀삐 그만 놓아주세요.
제가 던진 물음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랑이 무엇인가?
- 사랑은 어떤 설명이 아닙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가 사랑입니다. 그저 있는 그 자체가
곧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과거의 무엇이었건, 어떤 경험을 했던 그래서 지금
어떤 모습이건,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추어지던, 외부로 부터 받은,
그리고 내 자신이 본능적인 사고로 만들어낸 메세지가 무엇이건 그저 '나'인
그 자체로 사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랑하는데 필요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은 아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나의 모든 것을 아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도 무엇을 느끼는지도 아무것도
모른체 사는것이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지에 모든것을 속속들이
알고 나면 그때 나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있는 그대로의 참 '나' 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거짓된 내가 아닌 진실한 나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겠죠
그것이 사랑하는데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사랑은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나에 대해서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는 것입니다. 할수만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도 그것을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는 것 만으로도
참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영화를 보고 느낀 모든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치료공동체를 접하고 지금 치료공동체에 있고
AA멤버분들과 많은 동료 가족분들, 그리고 스텝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중한 회복과 치유에 관련된 도서들 읽고,
그리고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이런 것이 없었다면 그저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로 지나쳐 버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주제넘은 이 긴 감상문을 여기까지 읽어 주셨다면...
제 생각과 느낌을 보아주신 것만으로 감사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며
감상평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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