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동 할아버지가 자기네 방을 한 칸 비워줄테니 그냥 와서 같이 살자고 합니다. 처음에 저는 예정된 계획이 있어서 간곡히 거절했는데요... 요즘은 왠지 마음이 끌리기는 한답니다. 다음 달부터 맡게 될 자페아 고등학생이 바로 고개 하나 넘어 가면 집이거든요... 왠만한 유혹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굳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아직도 상황에 따라서는 계획을 단호히 수정하는 강팍한 마음이 있더군요. 회복하며 살기 위해서는 절대 비굴해 지면 안돼거든요!!!! 50대 50일 때는 먼저 손을 뻗는 곳으로 바로 결정해 버리는 과거의 습관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싫은 마음의 뿌리가 무언지... 절대 비굴하게 살기를 거부하는 아집의 저 편에는 무엇이 있는지... 내 마음을 종잡지 못할 때, 요즘와서 갈대보다 쉽게 흔들리는 마음의 저편에 있는 어린아이가 그저 원망스럽기만 하군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을 비굴해 지면 재발보다 못 한 상황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비록 계획에 약간의 수정이 생길지라도 결코 굴복하지는 않을 계획입니다. 한 번 뜻을 세우면 죽어도 번복하지는 않더라구요. 절대 숙이기 싫어하는 자존심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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