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미지가 상처를 받는다.
가옥들을 따라 이어진 작은 골목 안은 그늘이 진 채 고요했다.
그곳에서 어린 소녀 하나가 가슴이 메도록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런 울음은 오직 어린아이들에게만 가능하다. 5, 6세 가량 되어 보이는 소녀는 제 나이에 비해서 몸이
작았다. 땅바닥에 주저 앉은 소녀의 볼 위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가 소녀 옆에 앉은 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소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울음이 빈 자리를 모두 차지해버려 숨조차 내쉴
여유가 없었다. 아마도 충격을 받았거나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 깨져버렸거나 소녀가 원하는 것이 거친 말과 함께 거부당했을 게 틀림없다. 그때 아이의 엄마가 집 밖으로 나오더니 아이를 거머쥔 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소녀의 어머니는 이 사람을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아마도 이들이 낯선 사람들이
었기 때문이리라. 며칠이 지난 뒤, 똑같은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한 어린애가 집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이는 남자와 함께 한동안 걸었다. 아이의 엄마가 이 낯선 사람과
가도 된다고 허락을 해줬던 것 같다. 이 사람은 자주 이 그늘진 골목길을 걸었고 그럴 때면 소녀의 오빠
들과 언니들이 밖으로 나와서 그에게 인사를 던지곤 했다.
언젠가 이 아이들이 자신들이 받은 상처와 슬픔을 잊을 수 있게 될까?
아니면 그들도 점차적으로 도피처를 만들어 가고 저항할 힘을 키워가게 될까? 이러한 상처를 품고 사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것처럼 보인다. 거기서부터 그들의 행위는 왜곡된다. 인간의 마음이 상처를 받지
않을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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