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언론인인 기형도는 1960년 인천 강화 옹진에서 공무원인 아버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연세대학교를 수학하고 84년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하였습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집은 1989년 발표된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잎' 입니다.
그는 89년 3월 극장에서 심야영화를 관람하다 뇌졸증으로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아래 소개하는 시는 기형도 시인의 어머니가 팔순이 넘어서 한글을 배우고 이제야 아들의 시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아들의 시는 뜻이 어렵고, 아들이 생각날까봐 잘 안본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엄마걱정이라는 시는 기억하신다고.
엄마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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