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큰 딸(rachel)에게...
효진아! 넌 원래 정이 많았다.
태어날 때부터 넌 정을 듬뿍 받았지. 이 녀석! 이 예쁜 녀석이 이 세상 사람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그 절대 절명(?)의 위기도 헤쳐 나온 놈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젠 이해할 만한 나이가 되었구나.)
난 네가 혹 감기에 걸릴세라 창틈을 온통 막아 놓다가 천정에서 비가 새는(?) 경험도 안겨 주었지. 흐흐흐 그리고 거리낌도 없이 어린 시절을 휘젓는 네가 난... 그리 자랑스러웠다. 기죽지 않는 놈! 그 기를 더 살려주려고 네 엄마와 나도 많이 노력했다.
화실의 당돌한 녀석에게 그려진 그림을 평(설명) 하던 날, 너무 예쁜 널 앞 포대기에 태운 채 이야기 하다가 호되게 당한 적도 있었지. 선생님의 저속한 품위(?) 때문에 ㅋㅋㅋㅋ
19개월 만에 태어난 네 동생 미진은 달랐다. 내가 가지던 양면성(?)을 닮았더군. 언니가 어찌되든 지 타고난 재능을 거침없이 나타내더구나. 언니에 대한 배려도 없이.. 지 잘 났다고? 흐흐흐
참 영특한 놈이 생겨났지. 난... 네가 당황해서 혹 동생에게 헤꼬지(?)나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했었다. 허나 넌... 참 잘 넘겨내고 그들을 오히려 감싸주고 응원하는 어른다움에 감격도 했다.
참 이 녀석은 가족을 좋아하는구나,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들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너의 행동에 나도 덩달아 사는 것이 즐거웠다. 그 감격스러운 장면들을 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고, 부족하다 싶어 비디오카메라를 돌려댔지.ㅋㅋㅋㅋㅋ
막내 준민이가 태어나니 더 하더군. 엄마를 제치고 지가 더 사랑한다는, 더 엄마 같은 너를 보면서 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놈 때문에라도 우리 가족은 행복해지겠구나. 우린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그리하여 난 더 열심히 일 했었다. 빈틈을 주지 않으려고, 정말 우리 가족(내 형제들까지)들과 재미있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어쩔 수 없지 않겠냐? 어차피 모자랄 수밖에 없는 인간인걸...
이제부터 다시 또 시작하면 되지 뭐! 그렇지???
효진아! 난 지난 일요일 너 우는 모습이 참 예뻤다.
단 한 시간 엄마의 연락이 끊긴 것이 그렇게 불안했었니?
사실은 나도 불안했었다. 널 정말 사랑한다. 아니, 우리 가족 모두를...
2014년 12월 19일 아침에 –아빠-
아참! 내일이 네 엄마 생일이구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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